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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대놓고 욕은 안 합니다” … 일본인들이 돌려까기 장인이 된 이유

일본학과 나행주 교수, 일본 기자 출신 나리카와 아야 교수 등 일본 화법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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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에게 싫다는 말을 직접 하지 않고 에둘러 표현하는 일본 특유의 화법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중동학자 박현도 교수와 고고학자 강인욱 교수, 일본학과 나행주 교수, 일본 기자 출신 나리카와 아야 교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 ‘보다’에 출연해 일본인들이 본심을 곧바로 드러내기보다 돌려 말하는 이유를 역사·사회적 관점에서 짚었다.

“함부로 본심 말하지 않았다”…생존과 연결된 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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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행주 교수는 일본의 완곡한 화법을 설명하며 에도 시대 사무라이 문화와 ‘기리스테고멘(切捨御免)’을 언급했다. 당시 일반 백성보다 높은 지위를 누린 사무라이는 자신이 모욕을 당했다고 판단하면 칼로 상대를 베는 행위가 일정한 조건 아래 허용되기도 했다.

‘기리스테고멘’은 말 그대로 ‘베어 죽이고 용서받는다’는 뜻으로, 이런 환경에서 백성들은 상대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도록 본심을 숨기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말하는 태도를 익혔다는 설명이다.

나 교수는 “함부로 본심을 말하다가 상대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 자체가 위험할 수 있었다”며 이런 환경에서 직접적인 표현보다 상대의 반응을 살피고 에둘러 말하는 방식이 발달했다고 봤다.

또 일본 사회에서는 개인의 주장보다 집단의 분위기를 읽는 태도가 강조돼 왔다고 짚었다. 자연재해가 잦고 공동체 단위의 협력이 중요했던 환경에서 집단과 충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생존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속마음인 ‘혼네’와 사회적으로 적절한 표현인 ‘다테마에’를 구분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굳어졌다는 분석이다.

"피아노 잘 치시네요"...교토식 돌려 말하기의 극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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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사례로는 이른바 ‘교토식 화법’이 소개됐다.

나리카와 아야 교수는 “피아노 잘 치시네요”라는 표현이 실제로는 칭찬의 의미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시끄럽다”는 뜻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불편함을 드러내기보다 상대가 의미를 알아차리도록 우회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다만 일본에서도 지역별 차이는 있다고 짚었다. 교토가 전통과 격식을 중시하며 완곡한 표현이 발달한 반면, 오사카는 상대적으로 감정 표현이 직설적인 편이라고 설명했다.

욕설보다 ‘침묵’…갈등 자체를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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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에서 강한 욕설이 상대적으로 덜 발달했다는 점도 이런 문화와 연결해 설명했다.

나리카와 아야 교수는 “갈등을 만드는 것 자체가 본인에게 손해가 되는 사회에서는 아예 말을 하지 않거나 최대한 부드럽게 넘기는 방식이 익숙해진다”고 말했다.

즉 일본 특유의 ‘돌려 말하기’는 집단 속에서 충돌을 피하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소통 방식이다.

상대방의 말을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분위기와 맥락까지 읽어야 하는 일본식 화법의 배경에는 오랜 시간 축적된 사회적 생존 방식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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