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내거나 소리치지 않아도 주변 사람이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창수 교수와 응급의학과 전문의 최석재 교수는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으로 ‘심리적 안정감’과 ‘감정 조절 능력’을 꼽았다.
두 전문의는 영상에서 이른바 ‘그릇이 큰 사람’은 감정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감정에 곧바로 끌려가지 않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불쾌한 상황이 생기거나 누군가 비난하더라도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자신이 어떤 태도를 선택할지 한 번 더 생각한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그릇이 큰 사람의 핵심을 심리적 안정감과 높은 자아 강도로 봤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고, 타인의 평가나 공격을 곧바로 자신의 정체성과 연결하지 않는 힘이다. 누군가 나를 비난했다고 해서 내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며,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해서 내 존재 전체가 실패한 것은 아니라는 분리 능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응급실 현장에서 겪은 사례를 통해 감정 조절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힘든 소식을 듣고도 곧장 분노를 터뜨리기보다 “그다음에 해야 할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감정이 끓어오르더라도 그것이 상황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반응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으로 ‘메타인지’가 있다. 기분이 나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 감정을 말과 행동으로 어떻게 표현할지는 자신의 선택이라는 사실을 안다. 화가 난다고 바로 소리 지르지 않고, 감정과 태도 사이의 짧은 틈을 만들어 스스로를 점검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참는 사람이 포스 있는 사람은 아니다. 한 교수는 참고 넘기기만 하는 태도는 결국 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짜 단단한 사람은 상대의 사정이나 결핍을 이해하되, 안 되는 것은 웃는 얼굴로 분명하게 거절할 줄 안다.
최 교수 역시 상대를 미워하거나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사안에 대해 명확하게 의사 표시를 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드러운 말투를 유지하면서도 “이건 어렵다”, “그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긋는 사람은 쉽게 휘둘리지 않는다.
결국 화내지 않아도 범접할 수 없는 포스는 센 말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안정감, 상황과 나를 분리하는 객관화, 그리고 부드럽지만 단호한 경계 설정에서 나온다. 조용하지만 흔들리지 않는 태도가 오히려 사람을 더 크게 보이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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