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차 마케팅 전문가 장문정 소장이 사람들이 국내여행에 흥미를 잃는 이유로 ‘전국적인 획일화’와 ‘가성비 저하’를 꼽았다.
장 소장은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에 출연해 국내 관광지가 더 이상 특별한 경험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마다 고유한 색깔을 살리기보다, 한 지역에서 유행한 시설이나 콘텐츠를 다른 지자체가 그대로 따라 하면서 여행지 간의 차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출렁다리와 지역 축제가 언급됐다. 전국 곳곳에 비슷한 출렁다리가 생기고, 축제 역시 트로트 가수 공연이나 길거리 음식 부스 중심으로 반복되면서 관광객 입장에서는 “어딜 가도 똑같다”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바가지 요금 문제도 국내여행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장 소장은 이를 단순히 상인의 도덕성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봤다. 관광지 상권에 들어가기 위해 높은 권리금과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는 구조에서는 상인들이 단기간에 비용을 회수하려 하고, 그 결과 가격이 올라가는 악순환이 생긴다는 것이다.
문제는 가격이 오를수록 관광객은 줄고, 관광객이 줄면 줄어든 매출을 메우기 위해 다시 가격을 올리게 된다는 점이다. 이런 구조가 반복되면 국내여행은 점점 더 비싸고 만족도는 낮은 선택지가 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지리적 한계도 언급됐다. 국토가 좁고 자연환경의 차이가 크지 않다 보니, 제주도를 제외하면 지역별 풍경이 사진상으로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SNS 인증샷과 시각적 경험이 중요한 여행 트렌드가 된 상황에서, 여행지만의 강한 차별성을 보여주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동남아 여행이라는 강력한 경쟁 상대도 있다. 국내에서 2박 3일 여행을 하는 비용과 동남아 주요 휴양지를 다녀오는 비용에 큰 차이가 없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이국적이고 확실한 휴양 경험을 주는 해외여행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 소장은 국내여행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히 시설을 더 짓거나 축제를 더 여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살리고, 관광객에게 실질적인 위로와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들이 국내여행에 흥미를 잃는 이유는 단순히 해외여행이 쉬워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어디를 가도 비슷한 콘텐츠, 기대보다 높은 비용, 상업적인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국내여행이 더 이상 특별한 선택지로 느껴지지 않게 된 것이 더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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