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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AI가 인간의 외로움을 절대 대체 못하는 이유

연세대 서은국 교수·서울대 유성호 교수, AI와 인간관계 진단 “AI는 감정·경험 공유 못해…‘헌신’도 불가능” “인간관계 대체제로 삼으면 더 큰 외로움 초래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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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사람처럼 대화하고 위로까지 건네는 시대가 열렸지만, 인간의 외로움까지 대신 해결해줄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서은국 교수와 서울대학교 법의학교실 유성호 교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에 출연해 AI가 인간의 외로움과 인간관계를 어디까지 대신할 수 있는지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두 교수는 AI가 고립된 사람의 말벗이나 정보 제공 도구로 활용될 수는 있지만, 이를 실제 인간관계의 대체재로 받아들이는 데에는 경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가장 큰 차이는 ‘경험’에 있다. AI는 방대한 텍스트와 언어 데이터를 학습해 상황에 적절한 말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인간이 실제 삶에서 겪는 감정까지 체험하는 것은 아니다.

서은국 교수는 “인간에게 제일 중요한 건 사실 ‘경험’이에요. 그런데 AI는 모든 지식의 기반이 언어적인 조각들이거든요”라며 “사랑의 시련을 당했을 때의 그 감정, 그건 언어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거잖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AI는 그저 학습된 언어로 ‘이해하는 척’하고 예측할 뿐이지, 그 기저에 깔린 인간의 내밀한 경험과 감정의 근원을 결코 이해할 수 없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인간관계의 핵심인 ‘헌신’도 AI가 대신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꼽혔다.

유성호 교수는 사랑과 깊은 관계에는 친밀감이나 공감뿐만 아니라 상대방과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의지인 ‘헌신(Commitment)’이 필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스스로의 의지를 갖지 않는 AI에게 이러한 의미의 헌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사랑의 3요소 중에 ‘헌신’이라는 게 있는데, 의지가 없는 AI에게는 이게 불가능해요. AI는 절대 반박하지 않고 무조건 동의만 하죠.”

오히려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주는 AI의 특성이 인간관계와는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는 분석이다. 실제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의견 충돌이나 불편함을 겪고 이를 조정하는 과정이 발생하며 이런 경험을 통해 상대를 이해하고 관계가 깊어지기도 한다.

반면 AI와의 관계에서는 사용자가 원하면 언제든 대화를 중단할 수 있고 자신에게 맞는 반응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 갈등과 조정의 과정이 사라지면서 관계가 편해질 수는 있지만 그만큼 인간관계에서 얻는 깊이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서 교수는 “우리는 생물학적으로 서로가 필요한 존재”라며 “AI에만 의존하며 진짜 타인과의 연결을 등한시한다면, 장기적으로는 더 큰 외로움이라는 비극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I는 점점 더 자연스럽게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듯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인간관계를 만드는 요소는 적절한 말을 주고받는 것뿐만 아니라, 같은 일을 경험하고 때로는 충돌하며, 그럼에도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서로에게 시간과 감정을 쓰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AI가 외로움을 잠시 덜어주는 도구는 될 수 있어도 인간 자체를 대신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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