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질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특별한 운동이나 복잡한 두뇌 훈련을 떠올리기 쉽지만, 전문가들이 꼽은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취미는 의외로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독서와 글쓰기였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묵인희 교수와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최석재 교수는 유튜브 채널 ‘지식한상’에 출연해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해석하는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뇌를 얼마나 능동적으로 사용하느냐에 있다.
영상 콘텐츠를 볼 때는 화면과 소리, 상황에 대한 정보가 이미 완성된 형태로 전달된다. 반면 책을 읽을 때는 활자를 통해 상황을 스스로 그려보고, 앞뒤 문맥을 연결하고, 내용의 의미를 해석해야 한다. 같은 정보를 접하더라도 뇌가 처리하는 방식에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직접 요리하는 과정과 완성된 음식을 받아먹는 것의 차이에 빗대 설명했다. 영상을 보는 것이 이미 만들어진 결과물을 받아들이는 데 가깝다면, 독서는 재료를 가지고 직접 요리하듯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정보를 재구성하는 활동이라는 의미다.
최석재 교수는 “영상은 이미 다 세팅된 화면을 그냥 떠먹여 주는 거라 우리가 뇌를 쓸 일이 별로 없거든요”라며 “근데 책은 활자를 보면서 머릿속으로 상황을 상상하고, 앞뒤 관계를 이해해야 하니까 뇌의 전두엽 전체가 아주 활발하게 움직여요”라고 설명했다.
특히 글을 쓰고 기록하는 습관을 강조했다.
단순히 정보를 보고 듣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다시 정리하거나 직접 문장으로 만들어보는 과정에서 뇌를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묵인희 교수는 “영상 시청할 때는 우리가 흔히 ‘멍때린다’고 하잖아요? 뇌를 거의 안 쓴다는 거죠”라며 “반면에 글을 읽고, 또 직접 메모하거나 글을 쓰는 과정은 뇌를 전반적으로 활성화하는 데 최고예요”라고 말했다.
반대로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태스킹은 피하는 편이 좋다고 설명했다.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거나 여러 콘텐츠를 동시에 확인하는 식으로 계속 주의를 옮기면 한 가지 정보에 충분히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뇌를 많이 쓰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실제로는 집중이 분산돼 정보 처리의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때문에 독서를 할 때는 독서에, 글을 쓸 때는 글쓰기에 집중하는 식으로 한 번에 하나의 활동을 차근차근 수행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결국 뇌 건강을 위해 필요한 것은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들어온 정보를 스스로 생각하고 상상하고 정리하는 과정에 가깝다.
영상 한 편을 보더라도 멍하니 시청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중요한 내용을 적어보고 책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장면을 그려보고 자신의 생각을 직접 글로 옮기는 습관이 중요한 이유다.
익숙한 일상의 취미를 ‘수동적인 소비’에서 ‘능동적인 사고’로 바꾸는 것이 뇌를 꾸준히 사용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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