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지대 산업대학원의 실물투자분석학과 박정호 교수가 유튜브 채널 '머니인사이드'에 출연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눈부신 실적에도 원화 가치가 좀처럼 오르지 못하는 배경을 짚었다. 그는 "국제 외환 시장에서 원화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외환 딜러들과 이야기해 봐도 원화를 화제로 삼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그만큼 원화는 독립적인 통화로 대우받기보다, 주변국 통화 움직임에 묻혀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원화 가치는 엔화와 위안화 흐름에 발맞춰 움직이는 패턴을 보여왔다. 그는 "과거 중국과의 교역이 활발했을 때는 위안화 가치 변동이 원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당시 중국 수출이 늘어나면 그 안에 들어간 한국산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반도체 부품 수출도 함께 증가하면서 원화 강세로 이어지곤 했다. 중국 경기가 살아나는 만큼 한국산 소재와 부품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는 구조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박 교수는 "중국과의 교역이 줄면서 엔화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한중 교역 비중이 예전만 못하며 원화 시세를 좌우하는 축이 자연스럽게 일본 쪽으로 옮겨갔다는 분석이다.
이어 그는 "엔화 가치 상승은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이른바 소부장 제품 판매 증가를 의미한다"며 "한국이 이 소부장 제품을 많이 사들이기 때문에 엔화 흐름이 원화에도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일본산 소부장 의존도가 높은 한국 산업 구조상, 엔화 강세가 곧 한국 수출 호조로 해석되며 원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식이다.
박 교수는 "한국 원화는 독립적인 변수로 평가받지 못하고, 주변국 화폐 움직임에 따라 절하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변국 통화 흐름에 밀려 한국의 독자적인 성과가 묻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반도체 기업들이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일본 상황에 의존하는 듯한 환율 흐름 때문에 원화가 독자적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우리의 기지를 다시 발현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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