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가 김지호는 최근 유튜브 채널 ‘머니인사이드’에 출연해 한국 아파트의 미래와 노후에 살기 좋은 집의 조건에 대해 설명했다. 김 건축가는 앞으로 집을 바라볼 때 재건축이나 시세 차익만 기대하기보다 장기간 거주하며 유지·관리할 수 있는 공간인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건축가가 먼저 짚은 것은 ‘낡으면 재건축하면 된다’는 기존 아파트 공식의 한계다.
과거에는 오래된 아파트를 허물고 더 높은 건물을 지으면서 늘어난 세대수를 일반분양해 재건축 비용을 충당하는 방식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미 30~40층 수준으로 높게 지어진 아파트는 추가로 용적률을 높이기 어려워 향후 재건축 사업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즉, 앞으로는 집의 가치를 판단할 때 ‘나중에 다시 지을 수 있느냐’뿐 아니라 30년 뒤에도 관리비와 수선비를 감당하며 계속 살 수 있는 집인지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노후에 살 집이라면 가장 먼저 봐야 할 조건으로 ‘밖으로 나가기 쉬운 집’을 꼽았다.
그는 “집이 아무리 좋아도 밖에 나가기 힘들면 고립돼요”라며 “평지이면서 걸어서 10분 안에 병원, 마트, 산책로가 있는지 보셔야 해요. 밖으로 자주 나가야 건강도 지키거든요”라고 말했다.
젊을 때는 자동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크게 부담되지 않지만, 나이가 들수록 집 주변에서 일상생활을 해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병원이나 마트 등 생활시설과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노후 주거의 중요한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초고층 주거지도 노후에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집 밖으로 나가는 과정이 복잡할수록 외출 자체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건축가는 지상과 쉽게 연결되고 일상적으로 밖에 나갈 수 있는 ‘접지성’을 노후 주거에서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넘어지지 않는 집’이다.
나이가 들수록 집 안의 작은 문턱이나 미끄러운 욕실 바닥도 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김 건축가는 “문턱 없애고, 화장실 안전하게 만들고, 침실에서 화장실까지 동선을 짧고 밝게 고치는 게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밤에 화장실을 이용할 때를 대비해 센서등을 설치하는 등 조명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생활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했다.
세 번째는 ‘사람과 이어질 수 있는 집’이다.
노후 주거를 생각하면 한적하고 조용한 전원주택을 떠올리기 쉽지만, 나이가 들수록 지나치게 고립된 환경은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
김 건축가는 “너무 조용한 전원주택보다는 이웃과 오가며 마주칠 수 있는 곳이 좋아요”라며 주변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인사하고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노후를 대비해 집을 고칠 때는 순서가 중요하다.
김 건축가는 유행하는 타일이나 도배, 가구를 먼저 바꾸기보다 배관과 전기 배선, 창호, 방수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기초 설비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초 설비에 문제가 생기면 완성된 벽이나 바닥을 다시 뜯어야 해 비용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오래 살 집이라면 디자인보다 기본적인 성능을 우선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노후에 필요한 집의 조건은 크고 비싼 집과는 다를 수 있다.
밖으로 쉽게 나갈 수 있고, 집 안에서 넘어질 위험이 적으며,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집. 여기에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기본 설비까지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 김 건축가가 제시한 기준이다.
TAGS #지식인사이드, #머니인사이드, #책과삶, #지식한상, #김지호
© 2026 AWE (Awesome Editoria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bout Author






